면도하지 않은 얼굴에 검은색 코트,
운동화를 신으시고, 손에는 반장갑...
소형 소니 캠코더를 작은 삼각대에 받혀 가슴에 대고
결혼식의 실황을 중계하는 듯 어느 것 하나 빠짐 없이 여러곳, 여러 사람들은 담고 계신 어르신..
결국엔 메인 기사와 함께 오는 비디오 촬영기사님과 시비가 붙는다...
이 어르신이 항상 제일 좋은 자리의 중앙에 딱 버티고 계셔서...
- 촬영 하는 건 좋은데, 화면안에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...
- 그것 좀 나오면 어떤가...? 나도 왕년에 많이 해봤다...너무 그러지 마라..
옆에서 들어 보니, 어르신이 조금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으나,
딱히 끼어들만한 성격이 못되어 그냥....
그런데, 그 분...
보통 분이 아니신게다....
진짜로 왕녀에 많이 해 보신 게다...
갑자기 주머니에서 작은 워크맨을 꺼내시더니,
한손엔 캠코더, 한손엔 노래가 나오는 워크맨을 들고,
실시간 편집을 하시는 게 아닌가...?
보통 대충 영상만 찍어 놓고, 나중에 음악이랑 소리 입히는 거 아닌가...?
실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...
더 편한 지금의 방식이 아닌, 나름 예전 방식대로, 왕년의 솜씨를 제대로 보여 주셨다...
내공 백배...
실전 감각 백배 였다...
저 장갑이 다시 보여졌다...
너무 오랫만이라...
2007년 12월 2일 찍은 사진